“선생님, 이것도 단서예요?”|꿈통 아이들이 탐정이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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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모두 탐정이 되어볼 거야.” 사건 현장 그림 한 장을 보여주자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평소 책을 읽을 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림을 가까이 들여다보기도 하고 동방자가 발견한 곳을 따라가 보기도 합니다.
“선생님, 여기 이상해요.” “이것도 단서 아니에요?” “저는 알 것 같은데요!” 아직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질문이 먼저 쏟아집니다.
오늘 꿈통 수업은 추리 하브루타 입니다.
“범인이 누구야?”보다 먼저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빨리 사건을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무언가 하나를 발견하면 곧바로 “이 사람이 범인이에요!” 하고 말하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시작했습니다.
“잠깐. 지금 네가 본 것은 무엇이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을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물었습니다.
“그걸 보고 왜 그렇게 생각했어?” 보이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차이가 오늘 수업에서는 꽤 중요했습니다.
관찰한 것에서 생각으로, 생각에서 근거로.
아이들은 자신이 본 것을 하나씩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서는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단서가 등장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추리를 시작합니다.
“저는 라고 생각해요.” 그때 다시 묻습니다.
“왜?” 처음에는 그냥 느낌으로 이야기하던 아이들도 조금씩 그림 속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이게 여기 있으니까요.” “아까 이쪽에 이런 게 있었잖아요.” “그러면 이 사람이 왔던 것 아닐까요?” 이제 생각 뒤에 하나씩 근거 가 붙기 시작합니다.
저는 추리의 정답을 빨리 찾는 것보다 이 순간이 더 좋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에서 멈추지 않고 “왜냐하면…” 을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단서가 나타났습니다
추리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새로운 단서를 보여주었습니다.
젖은 양말 자국. 새로운 단서가 등장하면 앞에서 했던 추리가 흔들립니다.
아까까지 자신 있게 말하던 생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생깁니다.
이럴 때 추리는 더 재미있어집니다.
“그러면 아까 우리가 생각한 게 아닌가?” “잠깐만요.” “왜 양말이 젖었지?” “그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생각을 바꿔도 괜찮아.” 아이들은 의외로 한 번 말한 답을 바꾸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추리에서는 처음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단서를 보고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니까요. 새로운 단서가 나오면 다시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생각이 달라졌으면 바꿔도 괜찮아.”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물었습니다.
“그런데 왜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새로운 단서를 보니까 생각이 달라졌어요.” 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오늘 추리가 꽤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는 같은 단서를 보고도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혼자 추리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자신의 생각을 나눠봅니다.
같은 사건 현장을 보고 같은 단서를 받았는데도 아이들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나는 이 사람이 의심스러워.” “나는 아닌 것 같은데?” “왜?” 그 순간부터 하브루타가 시작됩니다.
내 생각을 친구에게 설명하려면 근거가 필요합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 나는 그건 못 봤는데.” 하며 자신이 놓친 단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친구의 생각에 질문하다가 오히려 자신의 추리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수업에서 친구와 답이 다른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물었습니다.
“네 생각을 뒷받침하는 단서는 무엇이야?” 아이들은 놀았지만, 생각은 꽤 바빴습니다
겉으로 보면 오늘 수업은 그냥 재미있는 추리놀이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사건 현장을 보고, 단서를 찾고, 범인을 추리하고, 친구와 누가 맞는지 이야기했으니까요. 그런데 그 안에서 아이들의 머리는 꽤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보고, 궁금해하고, 추측하고, 근거를 찾고, 친구의 생각을 듣고, 새로운 단서와 비교하고, 자기 생각을 다시 바꾸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생각을 깊이 해.” 라고 말한다고 생각하는 힘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생각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상황 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계속 질문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어떤 단서 때문에?” “친구 생각과 어디가 달라?” “새로운 단서가 나왔는데도 같은 생각이야?”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은 조금씩 자기 생각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우리가 찾은 진짜 단서 추리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에게는 사건의 정답이 가장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맞혔는지, 누가 먼저 알아냈는지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꿈샘에게 오늘 가장 중요했던 것은 범인을 맞힌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에 ‘왜냐하면’을 붙이는 아이. 처음 생각과 다른 단서가 나타났을 때 “그러면 다시 생각해볼게요.” 라고 말가능한 아이였습니다.
책을 읽을 때도 같습니다.
글을 쓸 때도 같습니다.
친구와 토론할 때도 같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왜냐하면 이런 근거가 있기 때문이야.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렇다면 내 생각을 다시 살펴볼게. 오늘 꿈통 아이들은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열심히 단서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꿈샘은 아이들 곁에서 조금 다른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근거를 가지고 생각하는 힘. 그리고 새로운 사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기꺼이 다시 바라볼 수 있는 힘. 어쩌면 그것이 오늘 추리 하브루타에서 우리가 함께 찾은 가장 중요한 단서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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